AI연구회
경남ICT협회 AI 연구 모임
최근 ChatGPT, Claude 같은 AI 도구들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Vibe Coding'이라는 새로운 개발 방식이 주목받고 있는데, 제조업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Vibe Coding이라는 용어는 테슬라의 전 AI 디렉터였던 안드레이 카파시(Andrej Karpathy)가 트위터에서 처음 언급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AI가 코드를 작성하는 동안 개발자는 그냥 편안하게 있으면 된다"는 의미로 이 용어를 사용했죠.
처음에는 농담처럼 들렸지만, Claude Code나 Cursor 같은 AI 코딩 도구들이 발전하면서 이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제가 실제로 몇 달간 사용해본 결과,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개발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라고 확신합니다.
전통적인 개발을 수작업 조립라인에 비유한다면, Vibe Coding은 스마트 팩토리와 같습니다. 개발자는 더 이상 모든 코드를 직접 타이핑하지 않습니다. 대신 AI에게 "이런 기능이 필요해"라고 말하면, AI가 완전한 코드를 생성해줍니다. 개발자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AI는 그 비전을 구체적인 코드로 구현하는 역할을 담당하죠.
솔직히 처음에는 저도 반신 반의 했습니다. "AI가 정말 제대로 된 코드를 만들 수 있을까?" 하지만 직접 적용해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최근 우리 회사에서 CNC 가공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일이 있었습니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개발자 2명이 3개월 정도 매달려야 할 프로젝트였죠. PLC 통신 프로토콜 구현부터 시작해서 실시간 데이터 수집, 웹 대시보드 개발, 알람 시스템 구축까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픈 작업들이었습니다.
하지만 Claude와 함께 작업하니 상황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Siemens S7-1500 PLC에서 CNC 가공기 온도, 진동, 가공 횟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읽어서 웹 대시보드로 보여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줘. 임계값 초과 시 알람도 발생시켜야 해."
이렇게 자연어로 요구사항을 설명하자, Claude는 완전한 시스템을 구축해주었습니다. PLC 통신 모듈, 데이터베이스 스키마, REST API, 웹 프론트엔드까지 모든 것이 포함된 채로요. 결과적으로 3개월 걸릴 일을 2주 만에 완성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코드 품질이었습니다. AI가 생성한 코드는 일관된 패턴을 따르고, 적절한 주석과 문서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마치 시니어 개발자가 작성한 코드 같았죠.
제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IT 개발 환경이 까다롭습니다. 24시간 연속 운전되는 설비들, 복잡한 PLC 통신, 안전 규정 준수 등 고려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게다가 제조업 도메인을 이해하는 숙련된 개발자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Vibe Coding은 게임 체인저입니다. AI는 이미 수많은 제조업 관련 코드와 문서를 학습했기 때문에, PLC 통신 프로토콜이나 SCADA 시스템 구축 같은 전문적인 작업도 능숙하게 처리합니다.
예를 들어, 예지보전 시스템을 구축할 때를 생각해보세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센서 데이터 수집부터 시작해서 데이터 전처리, 이상 탐지 알고리즘 구현, 알람 시스템까지 각각을 따로 개발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AI와 함께라면 "진동 센서와 온도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서 설비 이상을 미리 감지하는 시스템 만들어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완전한 솔루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 적용 경험을 통해 3가지 모드로 나누어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는 '시제품 모드'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증하고 싶을 때 사용하죠. 예를 들어 "생산 라인 효율성을 실시간으로 계산하는 간단한 대시보드"를 만들고 싶다면, AI에게 대충 설명만 해도 몇 시간 내에 동작하는 프로토타입을 얻을 수 있습니다. 품질보다는 속도가 중요한 단계라서, 세세한 규칙은 신경 쓰지 않고 빠르게 만들어보는 거죠.
두 번째는 '실무 적용 모드'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시스템을 개발할 때 사용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해요. 저희는 'CLAUDE.md'라는 파일을 만들어서 프로젝트의 모든 규칙과 가이드라인을 정리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죠:
# 프로젝트: 설비 예지보전 시스템 # 제조 환경 - CNC 가공기 10대, 24시간 연속 운전 - Siemens PLC 사용, 1초마다 데이터 수집 - 온도는 섭씨, 압력은 bar 단위 사용 # 절대 금지사항 - 설비 제어 명령 전송 금지 (읽기 전용) - 안전 관련 로직 수정 금지 - 실시간 데이터 손실 방지
이렇게 문서화해두면 AI가 프로젝트 맥락을 이해하고 일관된 코드를 생성합니다.
세 번째는 '대규모 시스템 모드'입니다. 여러 공장을 연결하거나 ERP 시스템과 연동하는 큰 프로젝트에서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이때는 개발자가 전체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AI는 각 모듈을 구현하는 역할을 담당하죠.
하지만 제조업에서 AI를 활용할 때는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 수칙들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테스트 코드는 절대 AI에게 맡기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테스트는 단순히 코드가 돌아가는지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의도와 요구사항을 검증하는 것이거든요. AI는 코드가 "뭘 하는지"는 알지만, 코드가 "뭘 해야 하는지"는 모릅니다.
예를 들어, AI가 온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어줬다고 해봅시다. AI는 당연히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도 함께 만들어줄 거예요. 하지만 AI의 테스트는 "온도가 80도를 넘으면 알람이 울린다"는 것만 확인하지, "왜 80도가 임계점인지", "알람이 울린 후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안전과 직결된 코드는 AI가 절대 건드리면 안 됩니다. 비상정지 시스템, 압력 안전밸브 제어, 온도 임계점 설정 같은 부분은 인간이 직접 작성하고 검토해야 해요. 한 번의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데이터베이스 마이그레이션이나 API 계약 변경 같은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AI는 현재 상황만 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변경하려 하지만, 이미 연결된 다른 시스템들에 미치는 영향까지는 고려하지 못해요.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팀 전체가 사용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저희 팀에서는 몇 가지 규칙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어요.
먼저, AI가 도움을 준 커밋은 반드시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커밋 메시지에 [AI] 태그를 붙이는 거죠. 예를 들면 "feat: 생산량 대시보드 추가 [AI] - 핵심 로직은 AI 생성, 테스트는 수동 작성"처럼요. 이렇게 하면 나중에 코드 리뷰할 때나 버그를 찾을 때 맥락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AI]
그리고 신입 개발자 온보딩 과정도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회사 코딩 스타일을 익히는 데만 몇 주가 걸렸는데, 이제는 AI와 함께 작업하는 방법도 가르쳐야 해요. "AI에게 어떻게 요청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어떤 부분은 절대 AI에게 맡기면 안 되는지" 같은 것들 말이죠.
특히 중요한 것은 투명성입니다. AI를 사용하는 것을 숨기려 하지 말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해요. "이 부분은 AI가 생성한 코드라서 꼼꼼히 리뷰해주세요"라고 미리 알려주면, 팀원들도 더 집중해서 봐줄 수 있거든요.
처음 도입할 때는 실수도 많았습니다. 가장 큰 실수는 AI를 너무 믿었던 것이었어요.
한 번은 생산 계획 최적화 알고리즘을 AI에게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겉보기에는 완벽해 보였습니다. 복잡한 수식도 있고, 주석도 잘 달려 있고, 테스트도 모두 통과했거든요.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넣고 돌려보니 완전히 엉뚱한 결과가 나왔어요. AI가 만든 테스트 데이터가 너무 단순해서 실제 현장의 복잡함을 반영하지 못했던 거죠.
그래서 지금은 AI가 생성한 코드는 반드시 실제 데이터로 검증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이론과 현실이 다른 경우가 많아서, 현장 데이터로 테스트하는 것이 필수예요.
또 다른 실수는 맥락 없이 AI에게 요청했던 것입니다. "재고 관리 시스템 만들어줘"라고 간단히 말했더니, AI는 일반적인 쇼핑몰용 재고 시스템을 만들어줬어요. 우리가 원했던 것은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복잡한 BOM(Bill of Materials)을 관리하는 제조업용 시스템이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지금은 요청할 때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용 재고 관리 시스템. 원자재 입고부터 완제품 출고까지 전 과정 추적 가능. JIT(Just-In-Time) 방식 적용하여 재고 최소화"처럼요.
AI와 함께 작업하다 보면 몇 가지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첫 번째는 'AI 의존증'입니다. AI가 너무 편리하다 보니, 간단한 것도 AI에게 맡기게 돼요. 하지만 이렇게 되면 개발자의 기본 실력이 떨어질 수 있어요. 저는 의도적으로 일부 코드는 직접 작성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핵심 비즈니스 로직이나 알고리즘은 직접 구현해보는 것이 중요해요.
두 번째는 '맥락 오염'입니다. 한 번의 대화에서 너무 많은 것을 요청하다 보면, AI가 이전 맥락과 섞여서 이상한 결과를 내놓을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먼저 웹 대시보드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데이터베이스 최적화를 요청하면, AI가 웹 관련 라이브러리를 데이터베이스 코드에 섞어서 만들어줄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작업 단위별로 새로운 대화 세션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사용자 인증 기능만 집중적으로 작업하자"고 정하면, 그것만 논의하고 끝내는 거죠.
세 번째는 '토큰 경제학'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AI 서비스는 사용량에 따라 비용이 발생하는데, 무작정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필요한 정보만 명확하게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Vibe Coding은 아직 발전 과정에 있는 기술입니다. 현재도 충분히 유용하지만, 앞으로 더욱 발전할 거예요. GPT-4, Claude 4 같은 차세대 모델들이 나오면서 코드 품질과 이해도가 계속 향상되고 있거든요.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에 적응하는 것입니다. "AI가 개발자를 대체할 것이다" 라는 두려움보다는, "AI를 잘 활용하는 개발자가 그렇지 못한 개발자를 대체할 것이다" 라는 현실적인 관점을 가져야 해요.
특히 제조업에서는 이런 기술적 변화가 더욱 중요합니다. 스마트 팩토리, Industry 4.0 같은 트렌드 속에서 빠르고 정확한 시스템 개발 능력은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거든요.
이 글을 읽고 "나도 한번 해볼까?"라고 생각하신다면, 다음과 같이 시작해보세요.
먼저, 중요하지 않은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하세요. 예를 들어 "생산 현황을 간단히 보여주는 대시보드" 같은 것 말이죠. Claude나 ChatGPT에게 자연어로 설명해보고, 결과물을 직접 실행해보면서 감을 익혀보세요.
그 다음에는 팀 내에서 간단한 규칙을 만들어보세요. "AI 도움을 받은 코드는 반드시 표시하기", "테스트는 직접 작성하기" 같은 기본적인 것들부터요.
마지막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저도 처음에는 AI가 만든 코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서 몇 시간씩 디버깅한 적이 많아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AI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고, 지금은 훨씬 나은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Vibe Coding은 단순한 도구가 아닙니다. 개발 패러다임의 변화이자, 제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동력입니다.
제조업 현장에서 "이런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는데, 개발하려면 너무 오래 걸려"라고 포기했던 아이디어들이 이제는 며칠 만에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PLC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시스템, 설비 상태를 예측하는 AI 모델, 생산 계획을 최적화 하는 알고리즘... 이 모든 것들이 이제는 자연어로 설명하는 것 만으로도 구현 가능합니다.
물론 모든 것이 장밋빛은 아닙니다. 안전 규정 준수, 코드 품질 관리, 팀 내 협업 방식 변화 등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요. 하지만 이런 어려움 들을 극복한다면, 제조업체들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의 개발 생산성과 혁신 속도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선택할 때입니다. 변화에 적응해서 앞서 나갈 것인지, 아니면 뒤처져서 따라갈 것인지. 저는 여러분이 변화의 선두에 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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