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이제 스스로 판단하고 로봇을 제어하며, 설비를 학습해 생산공정을 최적화하는 ‘피지컬AI(Physical AI)’ 시대에 들어섰다.
이는 디지털 지능이 물리 세계로 확장되는, 산업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다음 산업혁명의 주역은 피지컬AI”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AI는 제조·물류·건설 등 산업의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진보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있다. 바로 ‘인재를 어떻게 다시 길러낼 것인가’이다.
AI와 DX(디지털 전환)는 결국 인재가 다루는 기술이다. 데이터를 읽고 설비를 이해하며, AI의 판단을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인재가 없다면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도 무용지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AI와 함께 일하고 성장할 줄 아는 융합형 기술인재다.
제조업 중심의 경남 산업은 인재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데이터와 공정을 이해하는 기술인재가 절실하지만, 교육과 현장은 여전히 분리돼 있다. 이제 대학·기업·지자체가 협력하는 ‘산학일체형 AI 인재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그 첫걸음은 현장이 곧 교실이 되는 교육모델이다. 실제 공장에서 데이터를 다루고 로봇을 제어하며 공정을 개선하는 프로젝트형 학습이 필요하다. 인제대학교의 글로컬대학 현장캠퍼스와 경남대학교의 재직자 맞춤형 AI·SW융합전문대학원처럼, 지역의 AI팩토리 협의체와 기술혁신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계해 ‘AI를 아는 학생’이 아니라 ‘AI를 현장에서 다룰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분산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합하고, 산업 수요에 맞춘 커리큘럼 혁신이 절실하다.
둘째는 기업이 스스로 교육기관이 되는 것이다. 기업은 이제 단순한 생산의 공간이 아니라, 데이터를 학습하고 인재를 길러내는 AI 학습형 조직으로 변해야 한다. AI를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에서 운용할 때, 기술은 조직문화로 내재화되고 경쟁력은 지속된다.
경남의 산업 현실은 녹록지 않다. 창원국가산단을 비롯한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하지만, 고령화·청년 유출·투자 부담 등으로 인력난이 심각하다. 이 한계를 극복하려면 AI를 실제 공정에 적용·운용할 융합형 기술인재 양성이 병행돼야 한다.
다가오는 산업 경쟁의 핵심은 AI 활용 역량이다. 데이터와 현장을 동시에 이해하는 실무형 인재를 키우지 못한다면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은 머지않아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AI·DX 인재 양성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과제이며, 산업혁신의 출발점은 결국 인재로부터 시작된다.
피지컬AI 시대는 기술의 혁신을 넘어 학습의 혁신을 요구한다.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동반자다. 우리가 길러야 할 인재는 단순히 코드를 짜는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데이터를 읽고 이해하며 기계와 소통할 줄 아는 AI 리더다.
AI와 인간이 함께 성장하는 공장, 그것이 미래의 공장이며 지역 산업이 다시 도약하는 길이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활용하고 발전시키는 인재이며, 지속적인 학습 생태계를 만든 지역만이 산업의 미래를 선도할 수 있다.
오양환(경남대 AI·SW융합전문대학원 원우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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