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국가산업단지는 국내 제조업의 심장부로, 전통적인 기계·부품 산업이 밀집한 대표 산업 거점이다. 최근엔 AX·DX 산업혁명의 흐름에 발맞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제조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AI는 생산성 향상, 불량률 감소, 공정 최적화 등 제조업 전반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으며, 지역 제조기업들 역시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DX)에 나서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경남도와 경남대학교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초거대 제조 AI 서비스 개발 및 실증 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은 제조 현장에서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품질 이상, 설비 고장, 공정 불안정 요인을 AI가 실시간 예측하고, 자율 제조 최적화와 설계 자동화를 실현하는 기술을 개발·검증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 금속가공, 조선기자재, 산업기계 등 창원산단의 핵심 업종을 중심으로 실증이 이뤄져 산업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산업 구조의 본질적 전환을 의미한다. 과거 숙련공의 경험에 의존하던 작업은 AI 기반 실시간 분석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고령화와 인력난이란 구조적 문제 해결의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 창원산단은 집적된 제조 인프라와 견고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어, 공정 간 데이터 연계 및 표준화를 통한 지능형 공장 고도화의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AI는 공정 개선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에도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시뮬레이션 기반 가상 테스트베드는 신제품 개발 속도를 크게 높이고 있으며, AI 기반 수요 예측은 생산 계획의 정밀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이런 기술이 중소 제조기업까지 확산한다면, 창원산단의 디지털 경쟁력은 곧 지역 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창원산단의 AI 도입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제조업 구조의 체질 개선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이끄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그러나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지금, 지·산·학·연 간의 긴밀한 협력과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 그리고 현장 중심의 제도적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
창원산단은 단순히 ‘스마트공장을 잘 도입한 지역’에 머물러선 안 된다. AI 기반 제조혁신을 실질적으로 구현해낸 전국 최고 수준의 선도 모델로 발전해야 한다. ‘디지털 제조 강국의 축소판’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상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역 디지털 소프트웨어(SW) 공급기업의 전략적 육성이다. 지금까지는 대기업과 수도권 중심의 기술 공급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지역에서도 기술을 개발하고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실력 있는 기업들이 성장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 단순한 IT 교육이 아닌, 제조 현장을 깊이 이해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전형 고급 SW 융합인재의 양성이 필수적이다. 경남대학교의 지역 지능화 인재 양성사업처럼, 대학·기업·지자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창원산단이 디지털 제조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 조건이 될 것이다. 지금이 바로 도약의 결정적 시점이다. 창원산단을 넘어 기술과 인재, 산업의 미래가 함께 성장하는 ‘창원형 디지털 제조산업 수도 혁신 모델’을 완성하는 일은 곧 한국 제조업의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일이다.
오양환(경남대 경남지능화혁신인재양성위원회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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